재구매 vs 리텐션, 결국 ‘습관/문화’의 싸움

요즘 커머스는 재구매 타령, 프로덕트는 리텐션 타령
결국 다들 같은 말 하는 거 아닌가 싶은데, 왜 하필 “다시”가 이렇게 중요할까.
반복. 습관. 문화. 아마 그 셋 사이 어딘가.
CEP 같은 말도 결국 “그때 그 순간에 널 떠올리게 해라”라는 건데,
코카콜라는 참 얄밉게 잘한다. 더워도 춥기도, 산타도 북극곰도,
친구도 가족도 사랑도—콜라병 곡선까지 다 이유가 되는 느낌.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그때는 코카콜라”가 그냥 생활 규칙처럼 박힌다.
맥도날드 해피밀은 더 교묘하다.
애한테 자주 못 사준다? 그래도 기억은 남는다.
크면 본인이 카드 긁는다. 그때 알게 된다—추억이 제일 비싼 쿠폰이라는 걸.
비타민 말고 진통제
없어도 사는 건 비타민, 없으면 찜찜한 게 진통제.
설문 문항 하나가 자꾸 마음에 걸린다.
“우리 서비스가 사라지면 얼마나 불편할까요?”
대충이 아니라 진짜로 불편하면 돈은 따라온다. 사람은 고통을 피하려고 돈을 낸다.
한식 끊고 2억 vs 그냥 살기 같은 얘기 보면 웃긴데, 또 이해된다.
몸은 멀쩡할지 몰라도, 문화는 뚝 끊기면 아프다.
습관은 생각보다 신경 가까이에 붙어 있다.
당근은 중고에서 시작해서 동네가 됐고,
토스는 송금에서 시작해서 금융이 됐고,
무신사는 사진 더미에서 시작해 냄새가 됐다—그 특유의 공기.
나이키는 신발 장사로 들어와서 Just do it으로 나갔다.
작게 들어와, 자주 쓰이게 하고, 결국 말과 규칙을 바꿔버림.
쿠팡의 당일배송 같은 건 이제 없어질 수가 있을까?
한 번 몸에 붙은 리듬은 떼기 어렵다.
그 리듬 붙이려고 다들 몇 년씩 태워버렸겠지. 탑스타도 부르고, 또 누군가는 그렇게도 망하고.
요즘은 이미지 하나로는 안 된다
이미지(자리) + 습관(리듬) + 프로덕트(실력).
셋 중 하나만 삐끗해도 이상하게 끝에서 삑사리 난다.
행복한 제품은 다 비슷하고, 불행한 제품은 각자 사정이 있다—그 말처럼.
중소기업? 솔직히 돈 없으면 전광판 같은 범대중적인 건 꿈이다.
그렇다고 손 놓을 일도 아니다.
사람 얼굴. 목소리. 생활감. 그게 남는다.
애착이든, 가끔은 묘한 죄책감이든—인간에게만 붙는 정서.
대표가 릴스에서 허술해도 진짜면, 이상하게 지갑이 열린다.
재벌 회장이 똑같이 하면… 그건 또 다르게 보일 거고.
예전에 B2B 랜딩이랑 B2C 상세가 닮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재구매랑 리텐션도 그런 느낌이다. 말만 다르지,
결국 같은 길 위에서 습관을 부르는 법을 찾아 헤매는 거.
요즘 커머스에서 프로덕트를 공부하면, 시야가 옆으로 좀 더 넓어진다.
같은 산인데, 오르는 길이 여러 개였구나—그런 기분.